영화 <아이 캔 스피크> 줄거리 : 오랫동안 숨겨온 진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비오는 날 황산을 건물에 뿌리는 장면을 옥분(나문희)이 카메라로 찍고 있다. 옥분은 거의 매일 이런 사건을 카메라로 찍어 구청에 찾아와 민원을 접수한다. 그리고 구청 직원 민재(이제훈)는 수많은 옥분의 민원을 처리하느라 고생한다.
한편 옥분은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지만,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리고 영어 학원으로 가게 된 옥분은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느린 탓에 결국 학원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 후 우연히 민재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게 되고,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말하며 구청에 계속 앉아있는다. 민재는 옥분이 계속 따라다니게 되자, 한 가지 제안을 한다. 하루 만에 영어단어 20개를 외워서 16문제 이상 정답을 맞추면 영어를 가르쳐 주기로 한다. 옥분은 그 제안에 응하게 되고 다음날 옥분과 민재는 도서관에서 만나서 시험을 친다. 채점 결과, 안타깝게도 옥분은 15문제를 맞추게 된다. 그 후 옥분은 틀렸던 영어단어 하나를 떠올리지만, 민재는 약속은 약속이라며, 옥분을 가르치는 걸 거절한다.
한편 민재는 길을 걷다가,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가는 동생 영재(성유빈)를 우연히 발견한다. 영재가 이상한 길에 빠진 건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민재는 영재의 뒤를 따라간다. 하지만 알고 보니 영재는 시장에서 몇 번 마주친 옥분의 눈에 띄어, 옥분에게 가끔씩 밥을 얻어먹은 것으로 밝혀진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민재는 옥분에게 보답하고자, 옥분에게 일주일에 3회 영어를 가르쳐주기로 한다. 옥분은 크게 기뻐하며, 그렇게 둘의 영어 수업은 시작된다.
명절을 맞아 옥분네 집에서 음식을 하던 민재는 옥분에게 왜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지 물어본다. 사실 옥분은 일제강점기에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 동생이 있었다. 그래서 그 동생과 안부를 주고 받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민재는 L.A에 사는 옥분의 동생과 전화 통화를 하게 된다. 그런데 옥분의 동생은 통화하길 원치 않았다. 옥분의 동생은 옥분이 기억도 나지 않고, 만나기도 싫으니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하며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 이야기를 들은 민재는 옥분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옥분이 상처 받을까봐, 자신이 7급 공무원 시험 때문에 바빠져서 영어를 가르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한편 구청에서 옥분이 민원을 넣었던 문제를 민재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몰래 숨긴 사실을 옥분은 알게 된다. 옥분은 어떻게 자신을 속일 수 있냐고 말하며, 민재의 멱살을 잡았다. 민재 또한 언성이 높아졌고, 사실 옥분의 동생이 옥분을 만나기 싫어한다는 사실을 갑자기 말해버린다. 그렇게 둘의 사이는 틀어지게 된다.
이 사건이 있고 난 후 옥분은 운영하던 가게를 잠시 휴업한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친구 정심의 병문안을 간다. 정심 또한 옥분과 함께 영어를 배우고 싶어 했었다. 그 이유는 사실 옥분과 정심은 일제강점기 시절 위안부로 끌려갔었고, 그러한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 영어를 배우고 싶어했었다. 그러던 중 옥분에게 한 기자가 찾아온다. 그 기자는 미국 하원 의원이 일본이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를 들은 옥분은 있었던 사실들을 기자에게 전하게 된다. 그리고 옥분의 이야기는 대대적으로 뉴스에 보도된다. 한편 옥분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민재는 옥분에게 찾아가서 사죄한다. 그리고 옥분을 도와주기 위해, 다시 영어를 가르쳐준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옥분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연설을 하게 된다. 네덜란드에서 온 위안부 피해자 미첼의 연설 후 옥분의 차례가 된다. 그러나 초반에는 일본 측 의원의 압박과 반발로 인해 긴장을 하여, 연설을 시작하지 못한다. 하지만 갑자기 민재가 등장하게 되고, 민재의 등장으로 마음을 다잡고 연설을 시작한다. 그리고 일본군의 만행으로 인해 흉터로 가득한 배를 보여주며 우선 한국말로 연설을 시작한다. “일본군들이 내 몸에 새겨놓은 칼자국과 낙서요. 증거가 없다고요? 내가 바로 증거예요. 여기 계신 미첼이 증거고, 살아있는 생존자 모두가 증거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영어로 연설을 시작한다.
옥분의 연설은 그 자리에 있던 수많은 사람을 감명시켰다. 그리고 연설이 끝나자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청문회가 끝난 후 옥분은 대기실로 향한다. 그런데 그곳에는 어렸을 때 헤어졌던 옥분의 동생이 찾아와 있었다. 둘은 눈물의 재회를 하게 된다.
한편 시간이 지난 후, 옥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 참석을 하기 위해 공항에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입국 심사를 해주던 직원이 영어를 할 줄 아냐고 질문하게 되고, 옥분은 “Of course”라고 답한 후 영화는 마무리 된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평가 및 리뷰 : 역사의 한 페이지를 영화에 담아내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김현석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위안부라는 민감한 소재를 드라마, 코미디라는 장르로 잘 그려내었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단순히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과 일본군들의 만행을 주제로 담아낸 것이 아니다. 살아남은 위안부 피해자가 전 세계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었다는 점이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그리하여 300만 관객을 무난히 넘기며 흥행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영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실존 위안부 생존자들에게 바탕을 두고 제작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공식 증언한 한국인은 ‘이용수’, ‘김군자’였으며, 네덜란드계 서양 여성은 ‘얀 루프 오헤른’이었다. 또한 위안부 생존자가 옷을 걷어 올려 배에 새겨진 학대의 흔적을 증거로 내보이는 설정은, 북한에 있는 위안부 생존자 ‘정옥순’에 바탕을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나문희’는 이 작품으로 인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 및 인기스타상을 수상했고,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 그리고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으로 인해 대한민국 3대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모두 석권한 쾌거를 이뤘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아픔을 대하는 진심이 담겨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잊고 있었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겠고, 이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읽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