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 줄거리 : 엄마라는 이름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밤, 미혼모 소영(이지은)은 자신의 아기 우성이를 교회 현관 밖에 두고 간다. 그녀를 몰래 지켜보던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는 엄마가 남긴 쪽지를 보게 된다. 그 쪽지에는 ‘우성아, 꼭 데리러 올게’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외에 아무 정보도 적혀 있지 않았다. 한편 아기를 발견한 상현(송강호)은 쪽지에 어머니의 연락처가 없는 것으로 보아, 어머니가 아기를 다시 찾으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다. 그리고 동수(강동원)에게 버려진 아기와 관련된 CCTV를 지우라고 시킨 뒤, 아기를 돈 받고 입양 보낼 준비를 한다.
다음 날, 소영은 마음을 바꿔 다시 아기를 찾으러 교회로 향한다. 하지만 아기는 이미 상현과 동수에게 있었고, 소영은 자신의 아기를 돌려주라고 하며 실랑이를 벌인다. 그러다가 소영은 상현과 동수의 계획을 듣게 되고, 그 둘의 여정에 함께 하며 대가를 나눠갖기로 한다. 그리고 수진과 이형사는 이들의 여정을 미행하게 된다. 그들은 울진으로 향하여 한 부부와 입양거래를 시도 하지만, 부부의 말도 안되는 흥정으로 거래는 무산된다. 그리고 그들은 며칠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서울로 향하게 된다. 도착한 서울에서 또 다른 부부를 만나게 되고, 입양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부부와 아기가 떠난 후, 소영은 “나는 엄마 자격이 없다”며 눈물을 흘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우리 시대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미혼모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엄마 소영과 그의 아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고, 거래를 하려고 하는 상현과 동수. 그리고 두 형사가 그 뒤를 따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태어난 아이였지만, 소영은 둘이서 살아가기엔 암울한 미래와 각박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녀는 누구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결국 상현과 동수의 손을 잡게 된다. 아기 우성에게 최고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여정이라는 이름 아래, 때로는 부모의 자격조차 없는 이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소영의 선택은 또 다른 선택지가 없었음을 그들의 여정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아이를 버려야만 하는 엄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동시에 보여주는 시선에서 영화는 전개된다. 특히 우성과 비슷하게 어린 시절을 보육원에서 보낸 동수의 과거를 통해, 소영의 선택이 우성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말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 <브로커> 평가 및 리뷰 : 이 시대 가족의 의미
2022년 개봉한 영화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베이비박스’로 시작해서 미혼모, 입양 등 우리 사회의 이슈되는 문제로 내용이 전개된다. 이는 한 개인이, 또는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에 영화에서도 시원한 결말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각자에게 하나씩 물음을 던져준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족의 의미란 진정으로 무엇인가?’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은 때로는 불법적이고 도덕적이지 못한 이유들로 인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소중한 생명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시선으로 보여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한 작품이 아닐까싶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작품의 몰입감을 더해 주었다. 배우 송강호는 ‘상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동수’와 ‘소영’의 생각을 모두 품어가는 어른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배우 송강호 특유의 넉넉하면서도 편안한 연기가 이 이야기를 어둡지만은 않게 이끌어 가는데에 한 몫하였다고 보여진다.
또한 다양한 시선에서의 아픔을 표현해야만 하는 ‘소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지은은 아픔과 슬픔을 가리기 위해 까칠하고 퉁명스러운 말과 행동을 보여준다. 또한 누구보다 많은 생각 끝에 내린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쉽지 않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가장 큰 주인공인 미혼모 역할은 배우 이지은이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배우 이지은이기 이전에 가수 아이유로 먼저 알려진 그가 아이를 가진 엄마로, 더 나아가 행복한 가족이 아닌 불행한 가족을 가장 잘 대변하는 미혼모라는 역할은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2011년부터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고,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 활동에도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가수가 배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도 많았기에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하며 연기에 매진한 결과 호평이 급격히 늘어나며 배우로서의 입지도 다져나갔다. 특히 2013년에는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으로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2022년에는 영화 <브로커>로 춘사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 더욱 성장해나갔다.
또한 배우 이지은을 널리 알려준 작품으로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있다. 이 작품도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브로커>와 비슷한데, 이 작품은 배우 이지은의 연기, 작품성, 시청률 모두 좋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르며 연기 역사상 최고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어느 가족>에서 보여주었던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서 그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하여, 이 시대의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영화는 따뜻한 진심을 전하고 있다.